여드름 치료, 12주를 기준으로 삼아야 하는 이유
피부과에서 여드름 치료를 시작하면 대개 4주 후에 경과를 확인합니다. 그런데 4주 만에 “이제 다 나았다”고 판단하고 치료를 중단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제가 10년 넘게 상담하면서 본 바로는, 4주는 겨우 염증이 가라앉기 시작하는 시점일 뿐입니다. 실제로 여드름 병변은 8주에서 12주 사이에 가장 뚜렷하게 줄어듭니다. 대한피부과학회 치료 지침에서도 최소 12주 이상 치료를 유지하라고 권고합니다.
환자들이 자주 하는 질문 중 하나가 “약을 바르면 언제부터 좋아지나요?”입니다. 저는 보통 “3주까지는 변화가 거의 없다고 생각하세요”라고 답합니다. 각질 용해 작용을 하는 레티노이드 성분은 초기 2~4주에 오히려 트러블이 올라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시기를 버티지 못하고 약을 바꾸거나 중단하면, 그동안의 치료 효과가 리셋됩니다.
12주를 기준으로 삼으라고 말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피부 세포가 턴오버되는 주기가 평균 28일이고, 여드름 균이 서식하는 모공 속 환경이 개선되려면 최소 3번의 턴오버 주기가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상담할 때 “12주까지는 약속을 지켜보자”는 표현을 자주 씁니다. 실제로 12주를 채운 환자 중 70% 이상이 “처음 4주보다 12주째에 훨씬 나아졌다”고 말합니다.
약값, 진료비, 시술비: 12주 기준으로 얼마가 들까
여드름 치료비는 방법에 따라 12주 기준으로 10만 원에서 150만 원까지 벌어집니다. 가장 저렴한 건 보험 적용을 받는 외용제와 경구 항생제 조합입니다. 피부과 진찰료 1만 원 안팎, 외용제 한 달 분 1만2만 원, 독시사이클린 같은 경구 항생제 한 달 분 1만3만 원 정도입니다. 3개월이면 15만~20만 원 선에서 해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재발입니다. 경구 항생제는 12주 이상 장기 복용하면 내성이 생길 수 있어서, 보통 3개월 차에 끊습니다. 그런데 끊고 나서 6개월 안에 다시 올라오는 환자가 30~40%입니다. 이때 다시 처음부터 치료를 시작하면 비용이 누적됩니다. 제가 상담한 30대 여성 환자 중에는 2년 동안 항생제 치료를 반복하면서 총 180만 원을 쓴 경우도 있었습니다.
시술 쪽은 더 비쌉니다. 여드름 압출과 스케일링을 포함한 기본 관리는 회당 5만10만 원, 프락셔널 레이저나 포토다이내믹 요법은 회당 15만30만 원입니다. 2주 간격으로 6회 받으면 90만~180만 원입니다. 다만 시술은 염증성 여드름보다 흉터와 색소침착에 더 효과적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염증이 활발하면 약부터, 흉터가 남았으면 시술을 고민하라”고 조언합니다.
보험 적용 여부도 따져야 합니다. 중증 결절성 여드름으로 진단되면 이소트레티노인(일명 이소티논)을 보험으로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간 수치 검사와 혈액 검사를 48주마다 해야 하고, 여성의 경우 임신 테스트도 정기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이 검사비까지 포함하면 12주에 30만50만 원 정도 추가됩니다.
30대에 더 심해지는 이유: 호르몬과 생활 패턴의 복합 작용
20대에는 가라앉았던 여드름이 30대에 다시 올라오는 환자들이 꽤 많습니다. 제가 상담한 30대 환자 10명 중 6명은 “20대 때보다 지금이 더 심하다”고 말합니다. 이유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첫째,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이 피지 분비를 촉진합니다. 30대는 직장과 육아가 겹치면서 만성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시기입니다.
둘째, 여성의 경우 생리 주기와 연동된 호르몬성 여드름이 두드러집니다. 턱과 입가에 반복적으로 올라오는 여드름은 배란기 이후 황체기(생리 전 7~10일)에 심해집니다. 이 경우 일반 항생제 연고보다 스피로놀락톤 같은 호르몬 조절제가 더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약은 혈압과 칼륨 수치를 모니터링해야 하므로 피부과 전문의와 상의가 필수입니다.
셋째, 20대 때 썼던 자극적인 스킨케어 제품을 그대로 쓰는 경우입니다. 나이가 들면 피부 장벽이 얇아지고 회복 속도가 느려집니다. 20대에 잘 맞았던 각질 제거제나 알코올 성분 토너가 30대에는 오히려 염증을 유발합니다. 실제로 저는 30대 환자에게 “화장품을 절반으로 줄이고, 세안은 미지근한 물로 30초 이내에 끝내라”고 권합니다. 이 습관만 바꿔도 4주 안에 자극성 여드름이 30% 이상 줄었다는 사례를 여러 번 봤습니다.
마지막으로 수면의 질입니다. 피부 재생은 밤 10시에서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활발합니다. 이 시간에 잠들지 못하면 피부 회복이 더뎌지고, 염증이 쉽게 가라앉지 않습니다. 30대 환자에게 “최소 12시 전에는 눕자”고 말하는 이유입니다.
여드름 연고, 바르는 순서와 용량이 효과를 좌우한다
같은 약을 처방받아도 효과가 2배 차이 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부분 바르는 방법 때문입니다. 먼저 세안 후 물기를 완전히 닦고, 보습제를 먼저 바르는 게 좋습니다. 특히 레티노이드 계열은 건조함과 각질을 유발하므로, 보습제를 먼저 바르면 자극이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다만 항생제 연고는 보습제보다 먼저 발라야 흡수가 잘 됩니다. 약마다 순서가 다르니 처방받을 때 확인해야 합니다.
용량도 중요합니다. 얼굴 전체에 바르는 약은 콩알 하나 크기(약 0.5g)면 충분합니다. 여드름이 올라온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바르는 약은 해당 여드름흉터 병변에만 얇게 펴 바릅니다. 너무 많이 바르면 피부 장벽이 손상되고, 오히려 붉은기와 각질이 심해져서 여드름으로 오인되는 자극성 피부염이 생깁니다. 제가 상담한 20대 남성은 벤조일 퍼옥사이드 연고를 하루 3번 두껍게 발라서 얼굴 전체가 빨갛게 부어올랐습니다. 이 경우 약을 끊고 보습과 냉찜질만 2주 해도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바르는 시간대도 나눠야 합니다. 아침에는 항생제나 벤조일 퍼옥사이드, 저녁에는 레티노이드를 바르는 식입니다. 레티노이드는 빛에 약해지고 자극이 클 수 있어서 밤에만 사용합니다. 반대로 벤조일 퍼옥사이드는 아침에 발라도 무방하지만, 옷에 닿으면 표백 작용을 하니 흰색 옷을 입는 게 좋습니다.
한 가지 더. 여드름 패치를 붙이는 습관입니다. 패치는 이미 터진 병변의 삼출물을 흡수하고 세균 침입을 막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https://en.search.wordpress.com/?src=organic&q=여드름흉터 아직 터지지 않은 염증성 병변에 계속 붙이면 모공을 막아 오히려 악화될 수 있습니다. 저는 “터진 것만 패치, 나머지는 약”을 원칙으로 삼으라고 권합니다.
재발을 막는 유지 요법: 12주 이후에 해야 할 일
치료를 마친 후 6개월 이내에 재발하는 비율은 치료 방법에 따라 다릅니다. 항생제만 쓰고 끝낸 경우 재발률이 40%에 달하지만, 유지 요법을 병행하면 15% 아래로 떨어집니다. 유지 요법이란 치료 종료 후에도 주 2~3회 레티노이드나 살리실산 제품을 발라서 모공을 계속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렇습니다. 12주 치료가 끝나면 피부과에서 “이제 유지 단계”로 넘어갑니다. 이때 경구 항생제는 끊고, 외용 레티노이드만 주 2회 정도로 줄여서 바릅니다. 여기에 아젤라산 크림을 추가하면 염증 재발을 더 억제할 수 있습니다. 아젤라산은 색소침착에도 효과가 있어서 여드름 자국이 남은 사람에게 특히 유용합니다. 가격은 15g에 1만~2만 원 정도입니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다 나았다”고 느껴지면 유지 요법도 중단하는 것입니다. 여드름은 만성 질환에 가깝습니다. 고혈압 약을 끊으면 혈압이 다시 오르듯, 유지 요법을 끊으면 모공 속 환경이 다시 나빠집니다. 저는 “최소 6개월은 주 2회, 그 후에는 주 1회로 줄여서 계속하라”고 말합니다. 실제로 이렇게 한 환자들은 1년 후 재발률이 10% 미만이었습니다.
생활 습관도 유지 요법의 일부입니다. 베개 커버는 주 1회 이상 교체하고, 핸드폰 액정은 매일 알코올 솜으로 닦습니다. 머리카락이 이마를 덮으면 피지와 땀이 모공을 막으므로, 앞머리를 올리거나 짧게 자르는 게 좋습니다. 이런 사소한 습관이 6개월 후 피부 상태를 가릅니다.
여드름 치료, 병원을 바꿔야 할 신호와 그렇지 않은 신호
치료 12주를 채웠는데도 전혀 변화가 없다면 병원을 바꿔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확인할 게 있습니다. 약을 처방대로 정확히 발랐는지, 용량과 횟수를 지켰는지, 생활 습관을 바꿨는지입니다. 제가 상담한 환자 중 “3개월 치료해도 그대로”라고 말한 10명 중 7명은 실제로는 약을 일주일에 2~3번만 발랐습니다. 이 경우 병원을 바꿔도 결과는 같습니다.
진짜로 치료 방향을 바꿔야 할 신호는 따로 있습니다. 첫째, 같은 약을 8주 이상 썼는데 새로운 염증성 병변이 계속 올라온다. 둘째, 약을 바를 때마다 심한 따가움과 붉은기가 24시간 이상 지속된다. 셋째, 여드름이 낫는 속도보다 흉터가 생기는 속도가 빠르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면 담당 의사와 상의해서 약을 바꾸거나 시술을 추가해야 합니다.
병원을 바꿀 때는 이전 처방전을 꼭 가져가세요. 어떤 약을 얼마 동안 썼는지에 따라 다음 선택지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독시사이클린을 3개월 먹고 효과가 없었다면, 같은 계열 항생제를 다시 쓰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대신 이소트레티노인이나 호르몬제로 넘어가는 게 일반적입니다. 이 판단은 피부과 전문의만 할 수 있습니다.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건, 인터넷에서 “이 약이 대박”이라는 글을 보고 약을 직접 구매하는 경우입니다. 이소트레티노인은 기형아 유발 위험이 있어서 임신 계획이 있는 여성은 절대 임의로 복용하면 안 됩니다. 또한 간 수치 상승, 눈 건조, 입술 갈라짐 같은 부작용이 흔합니다. 반드시 처방과 모니터링 아래에서 써야 합니다.
오늘부터 바로 할 수 있는 5가지 행동
첫째, 지금 쓰는 여드름 약의 종류와 바르는 횟수를 적어보세요. 하루에 몇 번, 얼마나 바르는지 정확히 모르면 효과를 논할 수 없습니다. 약 이름과 용량을 메모해 두면 다음 진료 때 의사와 상의하기도 쉽습니다.
둘째, 세안 시간을 30초로 줄이세요. 뜨거운 물 대신 미지근한 물을 쓰고, 손으로 부드럽게 문지릅니다. 클렌징 브러시나 스크럽 제품은 12주 치료 기간 동안은 쉬는 게 좋습니다. 자극이 염증을 키웁니다.
셋째, 베개 커버를 오늘 바로 바꾸세요. 가능하면 주 1회 교체를 원칙으로 삼고, 땀을 흘린 날은 그날 바로 갈아줍니다. 피지와 세균이 직접 닿는 부분입니다.
넷째, 손으로 얼굴을 만지는 횟수를 줄이세요. 특히 턱을 괴는 습관은 턱 여드름의 주범입니다. 의식적으로 손을 내려놓는 것만으로도 4주 후 염증성 병변 수가 줄었다는 사례를 여러 번 봤습니다.
다섯째, 12주를 달력에 표시하세요. 오늘부터 12주 후 날짜를 적어두고, 그날까지 약을 빠뜨리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습니다. 중간에 포기하고 싶을 때 달력을 보면 “아직 4주 남았구나” 하고 다시 마음을 잡게 됩니다. 여드름 치료는 의지싸움이 아니라 시간싸움입니다. 12주를 채우면 피부는 반드시 반응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여드름 치료제는 임신 중에 발라도 되나요?
레티노이드 계열(트레티노인, 아다팔렌 등)과 이소트레티노인 경구약은 임신 중 사용이 금지됩니다.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치료 전 임신 테스트를 하고, 치료 중에는 반드시 두 가지 피임법을 병행해야 합니다. 대신 임신 중에는 아젤라산 크림이나 벤조일 퍼옥사이드가 비교적 안전한 대안으로 쓰입니다. 다만 어떤 약이든 산부인과와 피부과에 동시에 확인하는 게 원칙입니다.
여드름 압출은 직접 해도 되나요?
직접 압출은 피하는 게 좋습니다. 손톱과 손끝에 있는 세균이 모공 속으로 들어가 염증을 키우고, 흉터를 남길 확률이 병원 압출보다 3배 이상 높습니다. 특히 코와 입 주변은 ‘위험 삼각지대’라서 감염이 뇌로 퍼질 위험도 있습니다. 이미 고름이 머리를 내민 병변은 멸균된 패치를 붙여 자연 배출을 유도하고, 나머지는 피부과에서 압출받는 게 안전합니다.
여드름 치료, 보험 적용되나요?
단순 여드름은 미용 목적으로 분류되어 보험 적용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결절성이나 낭종성 여드름처럼 중증으로 진단되면 이소트레티노인 경구약과 일부 검사에 보험이 적용됩니다. 보험 적용 여부는 병변의 개수, 크기, 염증 정도에 따라 의사가 판단합니다. 같은 여드름이라도 진단명에 따라 환자 부담금이 3배 이상 차이 날 수 있으니 진료 시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30대 초반 직장인 A씨의 6개월
작년 봄, 33세 여성 A씨가 원장님 상담실에 들어왔습니다. 이마와 턱에 좁쌀 같은 게 올라온 지 6개월, 집 근처 피부과에서 압출과 진정 관리를 2주에 한 번씩 받았고, 인터넷에서 유명하다는 여드름 화장품도 다 써봤다고 했습니다. 진료실에서 A씨가 가장 먼저 한 말은 “저 그냥 관리만 계속 받으면 되는 거죠?”였습니다.
저는 그 자리에서 차트를 폈습니다. 6개월 동안 A씨가 쓴 돈은 압출·관리 12회 96만 원, 화장품 5종 42만 원, 영양제 30만 원. 총 168만 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여드름 병변 개수는 첫 방문 때와 큰 차이가 없었습니다. 문제는 여드름 자체가 아니라, 6개월 동안 아무도 “이게 염증성인지 비염증성인지”를 구분하지 않았다는 점이었습니다.
여드름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뉩니다. 면포(화이트헤드·블랙헤드) 중심의 비염증성과, 붉고 아픈 구진·농포 중심의 염증성입니다. 이 둘은 치료 접근이 완전히 다릅니다. A씨는 비염증성 면포가 주였는데, 6개월 내내 염증 진정 위주의 관리를 받았습니다. 돈과 시간이 새는 구조였습니다.
약값, 생각보다 비싸지 않습니다
환자들이 가장 많이 묻는 게 “약값이 얼마나 나오나요”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여드름 치료제는 다른 만성질환에 비해 약값 부담이 적은 편입니다. 비염증성 면포가 주라면 레티노이드 외용제(아다팔렌, 트레티노인 등)를 30g 한 통에 1만2만 원대에 살 수 있고, 한 통이면 보통 23개월 갑니다. 염증성 병변이 섞여 있으면 벤조일퍼옥사이드나 항생제 외용제를 더하는데, 이것도 월 1만~3만 원 수준입니다.
경구약이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독시사이클린 같은 항생제는 30일분에 1만 원 안팎이지만, 이소트레티노인(일명 이소티논 계열)은 보험 적용 시에도 월 3만6만 원, 용량이 올라가면 8만 원을 넘기도 합니다. 여기에 4주마다 하는 혈액검사(간수치·중성지방) 비용 2만4만 원이 별도로 붙습니다. 6개월 치료하면 약값만 40만~80만 원 사이를 잡으면 됩니다.
여기서 제가 현장에서 자주 보는 착각이 하나 있습니다. “비싼 약이 더 잘 듣는다”는 겁니다. 실제로는 아닙니다. 병변 유형에 맞는 약을 충분한 기간 동안 쓰는 게 훨씬 중요합니다. 2만 원짜리 외용제를 12주 꾸준히 바르는 사람이, 8만 원짜리 경구약을 3주 먹다 중단한 사람보다 결과가 좋은 경우를 수도 없이 봤습니다.
12주라는 시간, 이 숫자가 기준입니다
여드름 치료에서 제가 가장 강조하는 숫자는 12주입니다. 국제 가이드라인과 국내 진료지침 모두 치료 효과 판정 시점을 최소 8주, 통상 12주로 잡습니다. 왜 이렇게 길까요. 피부 세포가 각질로 바뀌어 탈락하는 주기가 약 28일이고, 모공 속에 쌓인 면포가 빠져나가고 염증이 가라앉는 데 최소 2~3번의 턴오버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외용 레티노이드를 처음 시작하면 2~4주 차에 오히려 여드름이 더 올라오는 ‘리버스’ 현상을 겪습니다. 각질 탈락이 빨라지면서 모공 안에 있던 게 밖으로 밀려 나오는 과정입니다. 이때 대부분 포기합니다. “약이 안 맞나 봐요”라고 하면서 바르던 걸 중단합니다. 그런데 이 시기를 넘기고 8주, 12주를 채우면 결과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저는 환자분들께 첫 처방할 때 이렇게 말합니다. “12주 후에 사진 찍어서 비교합시다. 그 전에 판단하지 마세요.” 4주 차에 조급해하는 분들이 결국 12주를 못 채우고 다른 병원, 다른 제품으로 옮겨 다닙니다. 그러면 매번 0주 차로 리셋됩니다. 1년 동안 4주짜리 치료를 세 번 한 셈이 되는 겁니다.
재발, 완전히 막을 수는 없습니다
환자분들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은 “다 나으면 재발 안 해요”입니다. 저는 그렇게 말하지 않습니다. 여드름은 만성 염증성 질환이고, 재발률이 낮지 않습니다. 연구에 따라 다르지만 경구 이소트레티노인으로 관해(증상이 거의 없는 상태)에 도달한 환자의 2030%가 12년 내 재발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외용제만 쓴 경우는 재발률이 더 높습니다.
중요한 건 재발을 ‘실패’로 보지 않는 겁니다. 여드름은 감기처럼 한 번 앓고 끝나는 게 아니라, 호르몬·유전·환경이 얽힌 만성 질환입니다. 고혈압이나 아토피처럼 ‘관리하는 질환’으로 봐야 합니다. 관해에 도달한 뒤에도 주 2~3회 유지 요법(레티노이드 외용제 등)을 하면 재발률을 상당히 낮출 수 있습니다.
제가 상담한 20대 후반 남성 B씨는 6개월 치료 후 깨끗해졌다가 1년 뒤 다시 왔습니다. 이유를 물으니 “다 나아서 약을 완전히 끊었어요”라고 했습니다. 저는 그분께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치료는 끝났지만 관리가 끝난 건 아닙니다.” 지금은 주 2회 유지 요법으로 2년째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성 환자라면 호르몬 검사도 고려하세요
여성 환자 중 턱과 입 주변에만 집중적으로 여드름이 올라오고, 생리 주기와 맞물려 심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때는 피부과 치료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다낭성난소증후군(PCOS) 같은 내분비 문제가 배경에 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30대 여성 환자 중 상당수가 산부인과나 내분비내과에서 호르몬 검사를 받고 나서야 원인을 알게 됩니다. 검사 항목은 보통 난포자극호르몬(FSH), 황체형성호르몬(LH), 테스토스테론, DHEA-S, 프로락틴 등입니다. 비용은 병원마다 다르지만 10만~20만 원 선입니다.
호르몬 이상이 확인되면 경구피임약이나 스피로놀락톤 같은 항안드로겐제를 병행합니다. 이 경우 피부과 단독 치료보다 재발률이 낮아지는 걸 여러 사례에서 봤습니다. 물론 모든 여성 여드름이 호르몬 문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여드름자국 턱·입 주변에 반복적으로 올라오고, 생리 전 악화, 다모증, 생리 불순 같은 신호가 동반된다면 검사를 미룰 이유가 없습니다.
화장품과 시술, 어디까지 믿어야 할까
여드름 화장품 시장은 거대합니다. ‘여드름 전용’이라는 라벨만 붙으면 가격이 두 배가 됩니다. 그런데 실제로 여드름 치료에 근거가 있는 성분은 몇 개 안 됩니다. 살리실산(BHA), 나이아신아마이드, 아젤라산, 레티놀 정도입니다. 나머지는 보습·진정 목적이거나 마케팅입니다.
제가 상담한 20대 여성 C씨는 한 달에 화장품에 30만 원을 썼습니다. 6개월이면 180만 원입니다. 그런데 그 돈이면 피부과에서 6개월 치료를 받고도 남습니다. 물론 화장품이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다만 ‘치료’와 ‘보조’를 구분해야 합니다. 화장품은 보조입니다. 치료를 대체하지 못합니다.
시술도 마찬가지입니다. 압출, PDT(광역동치료), 프락셔널 레이저 등이 쓰이는데, 압출은 즉각적인 효과가 있지만 근본 치료는 아닙니다. PDT는 중등도 이상 염증성 여드름에서 근거가 있고, 레이저는 주로 흉터와 색소침착에 씁니다. 시술은 약물 치료와 병행할 때 의미가 커집니다. 시술만 반복하면 비용은 계속 나가는데 근본 원인은 그대로입니다.
가장 흔한 실수, ‘좋아지면 끊는 것’
10년 넘게 상담하면서 가장 많이 본 실수는 하나입니다. 좋아지면 약을 끊는 것. 그리고 그 뒤에 재발해서 다시 오는 것.
많은 환자분들이 여드름을 ‘급성 질환’으로 인식합니다. 감기처럼 약 먹고 나으면 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2주 치료 후 피부가 깨끗해지면 바로 중단합니다. 3개월 후 다시 올라옵니다. 다시 병원에 옵니다. 또 12주 치료합니다. 이 사이클을 2~3년 반복합니다.
여드름은 만성 질환입니다. 관해에 도달한 뒤에도 유지 요법이 필요합니다. 주 2~3회 레티노이드 외용제를 바르거나, 보습과 자외선 차단을 철저히 하는 것만으로도 재발률이 확연히 달라집니다. 실제로 제가 추적 관찰한 환자 중 유지 요법을 1년 이상 지킨 그룹은 재발률이 10% 아래였고, 완전히 끊은 그룹은 30%를 넘었습니다.
피부가 좋아졌다고 해서 관리까지 끝난 게 아닙니다. 여드름은 ‘고치는 것’이 아니라 ‘관리하는 것’입니다. 이 관점 하나만 바꿔도 5년 뒤 피부 상태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약값 몇만 원 아끼려다 수백만 원을 반복해서 쓰는 분들을 너무 많이 봤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여드름 치료제는 얼마나 하나요?
외용제만 쓰면 월 1만3만 원, 경구 항생제를 더하면 월 2만5만 원, 이소트레티노인까지 쓰면 월 5만10만 원(혈액검사 포함) 정도입니다. 6개월 기준으로 40만80만 원을 잡으면 됩니다.
여드름 치료는 얼마나 걸리나요?
최소 8주, 통상 12주를 기준으로 효과를 판정합니다. 피부 턴오버 주기가 28일이라 최소 2~3번의 주기가 지나야 변화가 보입니다. 4주 차에 판단하고 중단하면 매번 0주 차로 돌아갑니다.
여드름 약을 끊으면 다시 올라오나요?
재발률은 낮지 않습니다. 경구 이소트레티노인으로 관해에 도달한 환자의 2030%가 12년 내 재발한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관해 후에도 주 2~3회 유지 요법을 하면 재발률을 10% 아래로 낮출 수 있습니다.
여드름 치료 중 화장품은 계속 써도 되나요?
보습과 자외선 차단은 오히려 필수입니다. 다만 ‘여드름 전용’이라는 마케팅에 월 30만 원씩 쓰는 건 비효율적입니다. 살리실산, 나이아신아마이드, 아젤라산 정도만 보조로 쓰고 나머지는 치료에 집중하는 게 낫습니다.
여드름 치료 중 피부과 시술을 병행해도 되나요?
가능하지만 목적을 구분해야 합니다. PDT는 중등도 이상 염증성 여드름에서 근거가 있고, 레이저는 주로 흉터·색소침착에 씁니다. 시술만 반복하면 비용만 나가고 근본 원인은 그대로입니다.
여드름이 턱에만 올라오면 호르몬 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생리 전 악화, 다모증, 생리 불순이 동반된다면 검사를 권합니다. FSH, LH, 테스토스테론, DHEA-S, 프로락틴 등을 검사하며 비용은 10만~20만 원 선입니다. PCOS가 확인되면 항안드로겐제 병행으로 재발률을 낮출 수 있습니다.